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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영화리뷰

아저씨

"원빈의, 원빈에 의한 윈빈을 위한  영화 아저씨~"

빈이 주연이라는 영화가 나온다고 하여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었으나, 여러명에게 같이 가보자 하는 것에 대해 퇴짜를 맞은지라.. 혼자서라도 보리라 결심하다가 다행히 회사 후배와 뜻이 맞아 보고 왔습니다.  

문제는 잔인하다는 점이었는데, 이상한 괴물이 나와서 잡아 먹는 것은 못 보지만, 예상할 수 있는 것에는 얼른 눈과 귀를 가리고 그 장면을 모면하자고 생각하고 원빈을 본다는 기쁜 마음에 갔습니다. 지난 번 "마더"에서도 원빈을 보았지만, 그때는 너무나 얼빵한 캐릭터를 맡아서, 내심 안타까워 하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분위기 쇄신 엄청 했다고 하여 이제야 제대로 된 역할 맡았구나 했거든요. 이제는 원빈도 30대에 접어들었는데, 꽃남에서 캐릭터 변신해서 롱런할 수 있는 역할 찾아야지요. 어리버리 꽃남에 만족하다가 나이 들어 애먹는 영화배우 몇명 있잖아요.

처음에 전당포 주인으로 아무에게도 돌봄을 받지 못하는 꼬마에게만 마음을 여는 덥수룩한 머리의 아저씨로 등장을 하는 모습에도 눈빛은 살아있더군요. 처음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영화가 뭔가 되겠다 하는 느낌을 팍 받았습니다.

새론양의 연기도 여느 어린이 연기자들에게서 볼 수 없는 명민함과 느낌이 살아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과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연기자다 싶었죠.

곧바로 이어지는 소미(새론) 엄마와 소미의 납치에 이은 아저씨의 추적은 물론 처음부터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긴장감이 이어져서 눈을 뗄 수 없이 이야기로 곧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추격을 결심하면서, 그리고 자신의 과거의 경력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아저씨의 제대로된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원빈이 분위기와 연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눈빛이었고, 그 역할에 제대로 빠져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사실 원빈님은 아무래도 밝게 웃는 모습보다 이번 아저씨에서 보여주었던, 그 무표정하면서도 간결한 모습이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더든요^^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조연들의 연기가 아주 돋보였습니다. 조연들의 캐릭터가 굉장히 분명하게 구별이 되면서, 영화의 무게감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분,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니,영화배우 김태우의 형이라고 하죠.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하더군요. 형사 역할로 아주 사실감 있게 극의 흐름을 잘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두분이 정말 많이 닮으셨네요.


악역으로 나온 이 두분들도 아주 제대로 역할을 해 내셨죠. 비열하고 잔인한 역할을 어찌도 그리 잘 소화해 내시는지. 죽기 전까지 끝까지 포기 안하고 매를 벌더군요^^

아, 그리고 이분, 잘은 몰라도 외국 배우이신듯 했는데 눈빛 연기로는 제 보기에는 원빈님 다음으로 손꼽혔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무리하게 원빈님과 대결을 하시다가 그만.. 다음번에는 그러지 마시길...



뭐 매우 잔인한 영화라고 해서 사실 19금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욕은 정말 많이 나오고, 피 튀기는 장면도 많이 나오긴 하지만, 그런게 나올 거 같으면 가능한 가리고 봤고요.

그래도 저는 끝까지 소미의 생사와 원빈이 혹시나 나중에 자살로 결말을 내는게 아닌가 하여, 그게 끝까지 걱정이 되는 바람에...그게 끝까지 좀 힘들더군요.

우리나라의 액션 영화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어줍잖게 중간에 코믹스럽지도 않게 끝까지 긴장감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제 원빈님, 제대로 캐릭터 찾으셨으니, 다음번에도 어울리는 캐릭터 맡아서 롱런하는 배우가 되시길 바랍니다. 어눌한 역할은 이제 하지 마시길.. 그리고 그 눈빛 잃지 마시길.

누가 그러더군요. "원빈의, 원빈에 의한, 원빈을 위한 영화라고". 정말 제대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역할 다른 분이 맡으셨으면, 이만한 흥행 안 되지 않았을까요?